원고편집인 온라인 워크숍(2023-M02) 참관기

서윤주 | 과편협 원고편집인 자격증관리특별위원장, ㈜인포루미

지난 11월 10일에 과편협에서는 원고편집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이 워크숍은 과편협에서 발행하는 원고편집인 자격증(Korea Manuscript Editors Certification, 이하 KMEC)을 소지한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연 1회 진행되는 교육이다.

COVID-19 이전에는 1박 2일간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어 같은 일을 하는 원고편집인들이 함께 경험을 나누고 난제를 상의하며 친목도 다지는 자리였는데, COVID-19 이후에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더 많은 원고편집인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학술지 manuscript editor (ME)로 일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과편협의 모든 교육과 워크숍 중에 가장 흥미롭기도 하고 실질적인 도움도 되는 워크숍이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고 참가하였는데, 역시 실망스럽지 않은 유익한 시간이었다(표 1).

표 1. 과편협 원고편집인 워크숍(2023-M02) 스케줄

원고편집인 온라인 워크숍(2023-M02)
일 시 2023년 11월 10일(금) 10:00-17:00
장 소 Virtual on-line Workshop (실시간 온라인 강의: Zoom)
사 회 이현정(과편협 원고편집부위원장; 한양대)
10:00-10:10 인사말 조혜민
(과편협 원고편집위원장; 인포루미)
10:10-11:00 ME실무 논문에서 사용하는 표와 그림의 올바른 이해 조재림
(연세의대)
11:00-11:10 쉬는 시간
11:10-12:00 ME 업무 관련 데이터베이스/소프트웨어 김연욱
(과편협 원고편집위원; 거목문화사)
12:00-13:00 점심 시간
13:00-13:50 정책 프리프린트의 개념과 학술지 적용 오광일
(과편협 원고편집위원; 에디티지)
13:50-14:00 쉬는 시간
14:00-14:50 학술지 정책: 외국 학술지들은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 조혜민
(과편협 원고편집위원장; 인포루미)
14:50-15:00 쉬는 시간
15:00-15:50 AI관련 원고편집인의 AI 활용 방안 박근철
(과편협 원고편집위원; 도큐헛)
15:50-16:00 쉬는 시간
16:00-16:50 영문교정에서 ChatGPT 활용 및 문제점 분석 황윤희
(과편협 교육연수위원; 컴팩스)
16:50-17:00 교육 마무리 및 설문

첫 시간은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교수의 강의로, 논문에서 사용하는 표/그림에 대한 내용이었다. 데이터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 어떻게 테이블을 구성하며 어떤 도표가 적절한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였고, 특히 대체로 통계에 약한 원고편집인들에게 맞춘 눈높이 강의였다. 카플란 마이어 생존분석에서 의외로 survival probability를 mortality rate와 같이 우하향하는 그래프로 잘못 표시하는 오류가 많다는 내용은 추후 원고 교정 시에 눈여겨 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귀담아들었다.

두 번째는 거목문화사 김연욱 과장이 ME 업무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를 그야말로 망라하여 알려주었다. 구글 등에서 잘 검색되지 않는 국내 논문을 국립의과학연구소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는 팁은 이후 필자가 ME 업무에서 알차게 활용한 꿀팁이었다. 또한 Grammarly나 ChatGPT 등 평소 익히 알고 있던 검색이나 영문 교정, 번역 소프트웨어들 외에 edifix, engram, DeepL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사용 방법, 비용, 장단점까지 상세히 알려주어 큰 참고가 되었다.

세 번째 시간은 에디티지 코리아 오광일 대표가 프리프린트(preprint)에 대해 강의해 주었다. 국제 대형 출판사들이 프리프린트를 활용하여 좋은 논문을 선점하는 시스템은, 논문 기근에 시달리는 우리 학술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Web of Science에서 주요 5개 프리프린트 리포지터리를 대상으로 Preprint Citation Index를 집계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인포루미 조혜민 대표가 실무에 필요한 학술지 정책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하였다. AMA의 새로운 correction 정책은 어떠한지, 전통적인 사사문구에서 더 나아가 각 논문에 대해 밝혀주어야 하는 저자 역할이나 이해관계, 데이터 공유를 비롯한 여러 항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해외 학술지들은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등, ME나 편집인들이 늘 우왕좌왕하게 되는 학술지에서의 논문 외 부분에 대한 이슈들이 다양하게 다루어졌다. 특히 프리프린트 논문의 투고를 허용하는 학술지에서 이중 맹검 심사(double blind review) 정책을 어떻게 관철할 것인지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술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네 번째는 도큐헛 박근철 대표의 강의로, 원고편집인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최근에 워낙 관심이 모이는 분야인데, large language model (LLM) 기반 AI를 활용하는 챗봇(ChatGPT 등)으로 원고를 교정하고 참고문헌을 검색하는 실습을 해보기도 하였다. 특히 AI 음성을 이용한 오디오 및 비디오 초록 제작이나 이의 release에 대해 저작권 동의 등의 세부 항목까지 포함한 requirements를 짚어주어 유익했다.

마지막 시간은 컴팩스 황윤희 대표의 강의였다. 최근 각광받는 ChatGPT에 대한 내용으로,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최근 필자를 비롯한 많은 ME가 논문 교정에 이 대화형 인공지능 언어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사용하면서 나의 패턴과 맞지 않는 포맷으로 답을 주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강사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인이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해서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심지어 무료 버전인 3.5에서도 가능하다! 또한 유료 버전일 경우 여러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통해 매우 수준 높은 다양한 교정 및 참고문헌 검색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ChapGPT에게 교정을 지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롬프트들을 여럿 정리해 주어 앞으로의 활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ChatGPT가 종종 천연덕스러운 거짓말과 헛소리(hallucinations)로 ME를 현혹하거나 화나게 한다고 해도, 또한 이러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이 조만간 ME들의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고 해도, ChatGPT를 비롯한 LLM 기반 AI를 교정에 활용하는 것은 이제 필수 불가결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교정을 하기 위한 국·영문 프롬프트를 만들고 ME들 사이에 이를 공유할 수 있다면 실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원고편집인 워크숍은 항상 컨텐츠가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ME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다룬다. 또한 업무에 치이다 보면 간과하게 되는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주거나 바로 실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꿀팁을 알려주는 등, ME들에게 정말 보물 같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내년에는 모쪼록 오프라인 워크숍도 성사되기를 기대해 보면서 다소 장황한 참관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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